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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타

다한증 수술 후기 1 (예약,입원,수술방법)

by 다한증과에이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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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 수술 후기 1 (예약, 입원, 수술방법)

 

내가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힘들다고 느껴졌던 건 초등학생 때부터 이다. 친구들과 손 잡는걸 극도로 꺼려했고, 그래서 성당 미사도 나가다 말았다. (성당 미사시간에는 양 옆에 앉은 신도들끼리 손잡고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음)

 

중, 고등학생 때는 시험지가 축축하게 젖는 걸 방지하려고 휴지를 쥐고 시험을 치러야 했다. 한의원 가서 손바닥에 침도 맞고 한약도 먹고 바르는 약도 발라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성인이 돼서는 계절 상관없이 데스크 위에 손바닥 전용 소형 선풍기를 두고 살았고, 악수할 일이 생기면 상대방에게 '제가 손에 땀이 많아서요'라는 잡설을 더하며 내 사정을 이해시켜야만 했다. 

 

다한증 수술에 대해 알아보았지만 당시에는 이 수술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기도 했고 다른 부위로 땀이 분출하는 '보상성 다한증'이란 부작용이 더욱 두렵게 다가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이가 들수록 땀이 덜 난다 라는 이야기만 듣고 그냥 불편한 대로 살아왔는데... 30대 중반이 됐음에도 손에 나는 땀의 양은 여전했다.

 

그러다 어느 날 방에서 뒹굴다 무심코 유튜브에 다한증을 검색하다 나오는 영상 하나!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경리의 다한증 수술 후기

 

 

이 영상을 보고 바로 결심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거면 다한증 수술 그냥 하자!

 


다한증 수술 병원 예약

 

가수 경리가 수술받은 병원이 ㄱㄴ ㅅㅂㄹㅅ 라는 정보를 알아냈다. 바로 해당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예약을 시도했으나, 다한증 수술로 유명한 흉부외과 교수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마저도 수술은 내년부터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나는 현재 시간적 여유가 많은 상태였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수술을 받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사실 연예인이 수술했기에 위 병원이 더욱 유명해졌을 수도 있고.. 숨겨진 다한증 수술 명의는 다른 병원에도 분명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래서 아래 조건으로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1. '다한증 클리닉'이 있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일 것
  2.  해당 대학병원 의료팀에서 다한증 질환 관련 논문을 쓴 적이 있어야 함 

 

열심히 검색해 본 결과 서울 ㅅㅁ병원으로 결정.

 

다한증 수술은 심장외과 흉부외과에서 진행한다. 사실 이 병원에서 다한증 수술로 유명한 교수가 퇴직했다고 홈페이지에 나오더라. 그런데 현재 담당 흉부외과의 캡틴(?) 센터장(?) 같은 분의 이력을 클릭해 보니 담당 진료 분야에 '다한증'이 있지 않은가!

 

검색만 하다 수술 못할 거 같아 지체 없이 바로 그 교수님께 진료 예약을 했다.

 

예약도 널널했다. 바로 다다음날로 예약하여 4/3 첫 진료를 받았다. 

 


23.04.03 첫 진료

 

드디어 ㅅㅁ병원 흉부외과 담당 교수님을 마주했다. 첫 진료 때 받은 질문 중 기억나는 건..

 

  1. 다한증 증상의 발현 시기, 일상생활의 어려움 정도
  2. 가족력 유무
  3. 구체적인 증상
  4. 다한증 수술의 부작용 (수술 후 수술 부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
  5. 마지막으로, 수술적 방법 이외 이온영동치료 및 먹는 약으로 치료를 먼저 해볼 생각은 없는지?

 

나는 마지막 질문에 영구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술부터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물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발생 안 할 수도 있고. 발생한 부작용이 내가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일 수도 있지 않은가. 안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발생하면! 그때 걱정하기로 맘을 다잡았다. (항상 모든일에 사서걱정하는편...)

 

또 교수님께 손만큼은 아니지만 발에도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고 하니, 손 다한증 수술이 발 다한증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지켜보자고 하시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23.04.07 ~ 04.08  1박 2일 입원 다한증 수술

 

내가 받을 수술은 교감신경 t2 클립술.

 

흉강 내에 존재하는 손과 겨드랑이 땀을 담당하는 교감신경 t2를 클립으로 차단시키는 것이다. 가슴 쪽  양쪽 옆구리 부위에 각각 2개씩 총 4개의 구멍을 내는데, 이 구멍을 통해서 교감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차단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복으로 환복하고 정말 엄청 아픈 주사를 맞았다. 알레르기 반응 주사라고 했던 거 같다. 간호사분이 '혹시 술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냐'라고 물으셨다. 엄청 빨개진다고 대답하니 주사바늘 근처 알코올솜에 피부가 빨갛게 반응해서 물어본 거라 하더라... 역시 나는 타고난 알쓰가 맞았던것..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했다.

 

마취가 풀리자마자 온몸에 고통이 몰려왔다. 다른사람들이 쓴 다한증수술 후기에도 마취가 풀리면 엄청 아프다고 해서 어느정도는 각오를 했었지만..아파도 너무 아팠다.

 

수술 직후 내가 느낀 고통과 들었던 생각은..

 

  1. 수술할때 납작하게 찌그러트린 폐가 다시 부풀어 오를때까지는.. 숨 쉴때마다 누군가 내 명치를 주먹으로 때리는거 같음. 
  2. 여하튼 숨이 잘 안쉬어짐
  3. 상체를 조금이라도 움직이려하면 그냥 아픔.. 온몸이 그냥 아픔.
  4.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입에서 계속 나오고있음
  5. 내 인생에서 이렇게 아팠던적이 있었나???
  6. 이 수술 두번다신 못하겠음
  7. 이렇게 아픈데 1박2일 입원으로 땡치는게 가능하다고?
  8. 손바닥에서..............땀이 안나네?? 오히려 건조하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좀 살만했다. 잠도 거의 자지 못했다.

 

 

 

 

다한증 수술 후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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